탈석탄화 여파…日 자동차업계 올해 영업익 10조원 줄듯 [정영효의 일본산업 분석]

입력 2021-07-25 09:42   수정 2021-07-25 09:49



탈석탄화와 전기차 보급 확대로 자동차 소재 가격이 급등하면서 올해 일본 자동차 업계의 영업이익이 1조엔 가량 줄어들 것으로 예상된다.

니혼게이자이신문은 올들어 자동차 원재료 가격이 급등하면서 일본 6대 자동차 업계의 영업이익을 9474억엔(약 9조8740억원) 가량 끌어내릴 것이라고 25일 보도했다. 6대 업체의 올해 예상 영업익 3조4550조엔의 30%에 달하는 수치다.

도요타는 예상 영업익(2조5000억엔)의 18%에 달하는 4400억엔, 혼다는 6600억엔의 38%인 2500억엔이 원재료값 상승으로 인해 줄어들 전망이다. 닛산은 1000억엔, 스바루와 마쓰다가 각각 600억엔, 미쓰비시자동차는 374억엔씩 영업익이 감소할 것으로 예상됐다. 한 자동차 대기업 관계자는 "경쟁력을 유지하기 위해 자동차 가격을 올리기는 어렵다"고 말했다.

전기차 배터리 등 친환경차에 주로 사용되는 희소금속의 수요 상승이 자동차 원재료 가격을 끌어올리는 주요인으로 지적된다. 자동차 시장의 주류가 내연기관 차량에서 전기차로 넘어가면서 자동차 업체들이 너도나도 전기차 생산에 박차를 가하고 있기 때문이다.

전기차 배터리에 사용하는 리튬 가격은 현재 t당 150만엔으로 1년새 2배 올랐다. 코발트 가격도 약 80% 올랐다. 전선케이블이나 모터에 사용하는 동 가격도 50% 올랐다. 전기차에는 가솔린차보다 2~3배 많은 동이 사용된다.

가솔린차 배출가스 저감장치의 촉매제로 쓰이는 희소금속 로듐 가격은 1년새 2배, 5년 전에 비해서는 30배로 뛰었다. 중국 등 주요국이 자동차 배출가스 규제를 강화하면서 수요가 급증한 탓이다. 차체 제작에 사용하는 강재 가격도 원료인 철광석값이 오르면서 상승하고 있다.

자동차 업체들의 증산이 이어지면서 원재료값 상승은 중장기적으로도 실적에 악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높다는 분석이다. 2030년 세계 전기차 시장은 2020년의 10배인 2300만대 규모로 성장할 전망이다. 다케우치 고헤이 혼다 전무는 "원재료값 상승은 일회성 악재가 아니다"라고 말했다.

친환경 소재 가격 상승의 여파는 다른 나라와 다른 산업에도 미치고 있다. 일본 자동차 부품회사인 다이킨공업은 에어콘 열교환기 등에 사용하는 동 가격의 상승으로 올해 비용이 535억엔 늘어날 전망이라고 밝혔다. 파나소닉도 올해 수익이 500억엔 가량 감소할 것으로 예상했다.

미국 제너럴모터스(GM)는 원재료값 가격 상승으로 인해 비용이 연간 수십억달러 늘어날 것으로 내다봤다. 미국 컨설팅회사 알릭스파트너스에 따르면 미국에서 생산하는 가솔린차 1대의 평균 원재료비는 올해 5월 기준 3600달러로 1년새 2배로 올랐다.

희소금속 가격의 영향을 줄이려는 자동차 업체들의 대응도 이어지고 있다. 닛산은 테슬라 등과 공동으로 코발트를 사용하지 않으면서도 항속거리가 줄지 않는 전기차 배터리를 수년내 실용화할 계획이다. 도요타와 폭스바겐은 리튬 광산 지분을 확보하거나 채굴사업에 투자하는 등 희소금속을 안정적으로 조달할 수 있는 체제를 만들고 있다.

도쿄=정영효 특파원 hugh@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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